영화를 보다 보면, 인물이 등장하는 시퀀스에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느냐에 따라
관객은 그 인물의 매력에 빠져들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. 좀 잔인한 말이지만 이 짧은 순간이 영화 성패의 갈림이라겠다.
광고와 같은 찰나의 순간에는 더욱이 이런 후킹 포인트 Hooking Point를 넣기도 하는데, 이는 영화도 마찬가지다. 오늘은 찰나의 순간 관객을 후킹 한 한국영화 역대 등장씬을 랭킹해 본다.
5위
커다란 선글라스에 검은 바지와 흰 더블 자켓, 맨발의 슬리퍼 차림의 정청이 공항 입국장에 들어선다. 처음부터 말이 찰지다. '아따..ㅅㅂㄹ! 아니 이게 뭔 일이래?' '옴마..어이 브라더, 뭔 반응이 이리 건조해?' 황정민이 아니면 누가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진다. 욕은 더 찰지다. 첫 등장이 이 정도면 성공 아닌가? 제대로 관객을 낚았다.
<신세계> 황정민
4위
이건 좀 반칙이다. 등장씬에서 외국 여성과 겁없이 키스를 한 카사노바 장성기는 첫 등장보다는 우유통을 어깨에 메고 등장하는 중반의 등장씬이 더 매력적이다. 흰 러닝셔츠에 짊어진 우유통, 그리고 떡 벌어진 어깨는 그가 어떤 캐릭터인지 확실히 드러낸다. 때는 눈 덮인 한겨울이니 뜨거운 남자임이 틀림없다.
<내 아내의 모든것> 류승룡
3위
이런 양아치가 없다. 진짜 양아치다. 대한민국에서 가장 찰지게 욕하는 배우, 양아치 역을 하라 했더니 진짜 양아치가 되었다는 배우. 첫 등장부터 남다르다. 이 정도는 돼야 역대급 등장씬이 아닐까? 마치 동네 골목 놀이터 어귀에 한 명씩 꼭 쭈그리고 앉아 있을 것만 같다.
<품행제로> 류승범
2위
차이나타운 어귀에서 칼부림 중이다. 살벌하다. 덩치가 산만은 인물이 통화를 하며 등장한다. 아무렇지도 않게 한 손으로 싸움을 제압한다. 여전히 통화 중이다. 이건 마치 손가락 한번 튕기며 우주의 반을 제압하는 듯한 빌런의 모습 아닌가? 다행이다. 우리 편이라서
<범죄도시> 마동석
1위
예상한 대로다! 묵직한 북소리와 함께 검은 담비 가죽을 두른 인물이 계단을 천천히 올라온다. 마치 땅 속에서 솟아오르는 듯하다. 개들의 울부짐 소리, 주변의 호위 무사들, '목을 잡아 뜯고 놔주지 않는 잔인무도한 이리! 이자가 진정 역적의 상이다' 배시시 웃는다.
수양대군...'이 보게 어떤가? 내가 1위가 될 상인가?'
<관상> 이정재
* 지극히 주관적인 내 맘대로 랭킹입니다. 다른 랭킹 생각하시면 댓글 남겨주세요~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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